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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레이디두아 결말 해석과 거울 속 그녀 1. 여러 개의 이름, 하나의 욕망 그리고 사라킴이라는 페르소나드라마 〈레이디두아〉는 처음에는 그럴듯한 재벌·명품 세계 스릴러처럼 보이지만, 결말까지 따라가 보면 사실은 한 사람이 자기 자신을 속이며 만든 지옥에 더 가깝습니다.겉으로 알려진 사라킴은 하이엔드 브랜드 ‘부두아’ 아시아 지사장이자, 럭셔리 세계의 성공 아이콘입니다.하지만 형사 박무경이 살인 사건을 파헤치면서, 이 화려한 이름 뒤에 숨은 여러 개의 신분이 하나씩 드러납니다.그렇게 드러난 정체는 바로 1) 백화점 판매원 목가희2) 사채업자와 위장 결혼하며 신분을 갈아탄 김은재3) 부두아 브랜드로 정상에 오른 사라킴 이 이름들은 전부 다른 사람이 아니라, 같은 사람이 계속 갈아입은 가면입니다.상류층에 대한 갈망, 가난과 모멸에 대한 분노가 쌓이.. 2026. 2. 19.
선셋 선라이즈, 바다 마을에 남은 쓰나미의 상처와 COVID19 시대 낚시 힐링 영화인 줄 알았는데, 재난 이후의 시간을 다루는 이야기였다넷플릭스 일본 영화 「선셋 선라이즈」는 겉으로 보면 그냥 “낚시 좋아하는 도시 남자가 어촌에 내려와 지내는 이야기”처럼 보입니다.실제 설명만 보면, 코로나 시기에 재택근무하게 된 도쿄 직장인이 시골 마을 빈집에 들어와 지내며, 낚시도 하고 사람들과 얽히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편하게 볼 수 있는 힐링 영화겠거니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면, 이 작품은 코로나와 동일본 대지진과 두 번의 재난이 남긴 상처를 함께 다루는, 깊이가 있는 영화입니다.이야기의 무대는 도호쿠 지방의 가상 도시 우다하마시입니다.주인공 모모카(이노우에 마오)는 이곳 관청에서 일하는 공무원으로, 요즘 지역 문제로 떠오른 ‘빈집 대책’ 업무를 맡습.. 2026. 2. 15.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멈춰 버린 시간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사람들 부상으로 멈춰 선 소녀, 작은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다시 숨을 쉬다일본 영화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은 겉으로 보면 ‘고등학생 여주 × 40대 아저씨 매니저’라는 설정 때문에 괜히 불편할 것 같은 작품입니다. 실제로 처음에는 “이거 불륜 얘기 아니야?”, “나이 차이가 너무 큰데?”라는 생각부터 들 수 있습니다.하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이 이야기를 단순한 연애물로만 부르기엔 뭔가 많이 아쉽다는 느낌이 남습니다. 이 영화의 중심에는 사랑이라기보다, 멈춰 버린 시간과 잃어버린 꿈이 있기 때문입니다.주인공 아키라는 한때 육상부 에이스였습니다. 달리는 걸 누구보다 좋아했고, 미래도 그 위에 세워져 있었죠.그런데 부상으로 더 이상 예전처럼 뛸 수 없게 되면서, 그녀의 삶은 크게 꺾여 버립니다. 재활도 포.. 2026. 1. 27.
아버지와 이토씨, 같이 살기는 답답하고 미워하기도 힘든 아버지 힐링인 줄 알았는데, 무거운 가족 이야기가 담겨 있는 영화일본 영화 「아버지와 이토씨」는 처음 소개만 들으면 가볍고 포근한 힐링 영화처럼 보입니다.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던 아야(우에노 쥬리)가 한참 나이 많은 이토씨(릴리 프랭키)와 동거를 시작하고, 여기에 아버지까지 합류하면서 벌어지는 “세 사람의 동거 이야기”니까요. 하지만 막상 보고 나면, 웃음과 따뜻함 뒤에 꽤 현실적인 고민들이 숨어 있는 작품이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이야기의 시작은 아주 단순합니다. 아야의 오빠가 아버지를 더 돌보기 힘들다며, 잠시 맡아 달라고 부탁하죠처음에 아야는 “우리 집에는 같이 사는 사람이 있다”며 난처해 하지만, 집에 돌아와 보니 아버지는 이미 짐을 싸서 와 있습니다. 그렇게 74살 아버지, 54살 이토씨, 34살 아야.. 2026. 1. 22.
목소리의 형태 상처 준 사람과 상처 받은 사람이 다시 마주 보는 순간 왕따 가해자 소년, 과연 용서를 구할 자격이 있을까?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목소리의 형태」는 처음부터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작품은 아닙니다.귀가 들리지 않는 전학생 쇼코, 그리고 그 아이를 괴롭히던 소년 이쇼야. 보통 영화는 괴롭힘을 당하는 쪽에만 시선을 두지만, 이 영화는 조금 다르게 시작합니다. 시간이 흐른 뒤, 왕따의 주범이었던 이쇼야가 스스로 죽음을 생각할 정도로 후회와 죄책감에 빠져 있는 모습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다.어릴 때 이쇼야는 단순히 “재미로” 쇼코를 괴롭힙니다. 보청기를 빼서 던지고, 장난처럼 놀리면서 모욕을 주고 친구들에게 웃음을 주어 관심을 받으려고 했죠. 하지만 그 행동의 끝은 가볍지 않았습니다. 쇼코는 학교를 자퇴하게 되고, 이쇼야는 거꾸로 그 뒤에 왕따의 대상이 됩니다.어린.. 2026. 1. 16.
아침이 오면 공허해진다 별일 없는 하루가 마음을 움직 때 아무 일도 없는 하루, 그런데 왜 이렇게 허전할가?일본 영화 「아침이 오면 공허해진다」는 요즘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을 아주 조용하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제목처럼, 하루를 어떻게든 버티고 집에 돌아와 씻고, 밥 대충 먹고, 핸드폰 보다가 잠이 듭니다.그리고 아침이 되면 이상하게 마음이 비어 있는 느낌.이 영화는 바로 그 감정에서 시작합니다. 이야기 자체는 정말 단순합니다.예전 직장에서 버티지 못하고 나온 한 여자가, 지금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하루를 보냅니다.부모님에게는 아직 퇴사 사실을 말하지 못했고, 자신도 앞으로 뭘 해야 할지 잘 모릅니다.특별한 꿈도 없어 보이고, 그렇다고 크게 무너져 울지도 않습니다. 그냥, 숨은 쉬고 있는데 마음은 계속 바닥에 붙어 있는 상태라고 할까요?이 영화가 .. 2026. 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