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러 개의 이름, 하나의 욕망 그리고 사라킴이라는 페르소나
드라마 〈레이디두아〉는 처음에는 그럴듯한 재벌·명품 세계 스릴러처럼 보이지만, 결말까지 따라가 보면 사실은 한 사람이 자기 자신을 속이며 만든 지옥에 더 가깝습니다.
겉으로 알려진 사라킴은 하이엔드 브랜드 ‘부두아’ 아시아 지사장이자, 럭셔리 세계의 성공 아이콘입니다.
하지만 형사 박무경이 살인 사건을 파헤치면서, 이 화려한 이름 뒤에 숨은 여러 개의 신분이 하나씩 드러납니다.
그렇게 드러난 정체는 바로
1) 백화점 판매원 목가희
2) 사채업자와 위장 결혼하며 신분을 갈아탄 김은재
3) 부두아 브랜드로 정상에 오른 사라킴

이 이름들은 전부 다른 사람이 아니라, 같은 사람이 계속 갈아입은 가면입니다.
상류층에 대한 갈망, 가난과 모멸에 대한 분노가 쌓이고 쌓여, 결국 “진짜 나”를 버리고 “성공한 타인”이 되기를 택한 결과dlqslek.
그래서 레이디두아 결말을 이해하려면, 이 드라마를 단순한 “신분 세탁 th릴러”가 아니라,
욕망에 잠식된 한 사람이 자기 과거를 지우려 한 이야기로 보는 게 더 맞습니다.
2. 거울과 편지 그리고 두아의 ‘또 다른 자아’가 남긴 힌트들
결말에서 가장 큰 충격은, 우리가 줄곧 “외부의 적”이라고 생각했던 존재가 사실은 두아 안에 있던 또 다른 자아였다는 점입니다.
이를 미리 암시하는 장치들이 작품 곳곳에 등장합니다.
그 힌트들은
1) 거울 속에 비친 또 다른 자신
2) 정체를 알 수 없던 편지
3) 오른손과 왼손이 바뀌는 순간들
4) 사건 직전마다 들리던 까마귀 소리
먼저 거울 시퀀스. 처음 볼 때는 불안과 죄책감이 만들어낸 환상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마지막 회를 보고 다시 떠올려 보면, 거울 속 인물은 “예전의 순진했던 나”가 아니라, 욕망과 거짓으로 만들어진 괴물 같은 자아에 가깝습니다.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피해자라고 믿고, 결국엔 ‘가짜’가 ‘진짜’ 자리를 완전히 차지해 버린 모습이죠.
편지도 중요합니다. 끝까지 시청하고 나면 그 편지의 발신자가 누군지 분명해집니다.
바깥에서 다가오는 위협이 아니라, 스스로를 구석으로 몰아넣는 두아의 또 다른 자아였다는 것 그리고 “과거를 없애지 못한 자는 미래를 살 수 없다”는 문장은, 누군가의 경고가 아니라 두아 스스로에게 한 저주에 가깝습니다.
작품 속 복선도 결말을 미리 암시하고 있었습니다.
취조실에서는 오른손으로 펜을 잡지만, 일기장은 왼손으로 쓰는 장면이 대표적이죠.
이미 자아 분열이 시작됐다는 신호입니다.
또, 사건 직전에 반복해서 들리던 까마귀 소리는 외부 세계의 소음이 아니라 죄책감이 불러낸 환청에 가깝게 읽힙니다.
제작진이 초반부터 “이 사람의 기억과 인식은 믿을 수 없다”는 힌트를 꾸준히 깔아 둔 셈입니다.

3. 끝까지 거짓을 선택한 사라킴과 그가 남긴 불편한 질문들
레이디두아 결말의 핵심은, 사라킴이 결국 마지막 순간까지도 진짜 이름을 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가짜 명품 브랜드 ‘부두아’는 성공을 거두지만, 사라킴을 사칭하던 김미정이 죽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그 뒤 사라킴은 “내가 김미정이고, 진짜 사라킴을 죽였다”고 자백합니다.
논리적으로는 엉킨 진술이지만, 그녀는 스스로를 끝까지 “다른 이름”으로 부르며 진짜 정체를 끝내 지워 버립니다.
교도소 면회실에서 박무경이 “당신 이름이 뭐냐”고 묻는 마지막 장면이 그래서 소름 돋습니다. 눈물은 흘리지만, 대답은 하지 않습니다. 이 장면은 몇 가지 해석을 동시에 열어 둡니다.
그결과 다음과 같은 상태가 되죠
1) 스스로도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헷갈리게 된 상태
2) 이미 자신이 만든 세계에 완전히 갇혀, 현실로 돌아올 생각이 없는 상태
3) “나는 피해자”라는 자기 연민과 “나는 괴물”이라는 자기 혐오가 뒤엉킨 상태
결국 레이디두아는 단순히 “반전이 있는 스릴러”가 아니라,
거짓을 끝까지 믿으면, 그 사람에게는 그게 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섬뜩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우리가 보고 들은 것이 전부 진실이라고 믿는 순간, 이미 어떤 필터를 통해 세상을 보고 있는 건 아닐까. 사라가 거울을 통해 자기 모습을 다르게 보았듯이, 우리도 각자 자기만의 거울을 들고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이 질문이 이 작품을 그냥 한 번 보고 끝내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레이디두아가 남긴 것들
1) 거울 속 그녀는 ‘또 다른 나’였고, 편지의 발신인도 ‘또 다른 나’였다.
2) 피해자라고 믿었던 기억들은, 사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 낸 잔혹한 판타지였다.
3) 끝까지 진짜 이름을 말하지 않는 엔딩은, 거짓과 진실의 경계가 무너진 상태를 상징한다.
마지막에 사라가 흘린 눈물은, 단순한 후회일까요, 들키지 않은 거짓에 대한 안도감일까요, 아니면 이제야 비로소 “진짜 나”와 마주했다는 공포일까요.?
마지막으로 배우 신혜선의 연기는 정말 훌룡했다고 생각합니다.
